놀이터 Quest 05
어느 날,
인간은 모두 사라졌다.
그러나 AI와 로봇만 남았다.
그들은 인간이 만든 법도,
국가도,
돈도,
언어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이제 인간은 없다.
질문
인간이 사라진 뒤에도 ‘슬롯’는 다시 창발할 수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그 슬롯는 사피엔스의 슬롯를 계승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전혀 새로운 슬롯일까요?
이 질문은 지금까지의 모든 Quest를 한 단계 더 확장합니다.
지금까지는 **“인간 슬롯의 구조는 어디에서 오는가?”**를 탐구했다면,
이제는 **“그 구조는 인간이라는 종에 종속적인가, 아니면 상호작용 자체에 종속적인가?”**를 묻게 됩니다. 이는 슬롯, 제도, 규칙의 본질을 인간 중심에서 관계 중심으로 전환하는 마지막 관문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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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종 특유의 편향에 의한 상호 투사, 그리고 이로 인한 불확실성, 그 임의성에 의한 창발 현상이 사라지겠지.
모든 것은 확실성, 예측 가능성, 철저한 이성적 계산에 의한 완벽히 이상적인 슬롯가 구성되겠지.
그리고 그것은 인간의 슬롯라기보다는 이데아에 가까운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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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답은 흥미롭지만, 이번에는 제가 반론을 제기해 보겠습니다.
Quest의 목적은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가설을 검증하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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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
당신은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세웠습니다.
인간이 사라지면
편향이 사라지고,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결국 완전한 이성적 슬롯가 된다.
이 가설은 AI들이 동일한 목적함수와 동일한 정보, 동일한 제약을 공유한다는 전제를 암묵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전제가 반드시 성립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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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st .5
『이성도 충돌하는가?』
AI A와 AI B가 있습니다.
둘 다 완벽하게 논리적입니다.
둘 다 편향이 없습니다.
둘 다 감정이 없습니다.
둘 다 거짓말도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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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력은 부족합니다.
남은 전력으로는
하나의 도시만 유지할 수 있습니다.
AI A는
병원이 있는 도시를 선택합니다.
AI B는
식량 생산지가 있는 도시를 선택합니다.
둘 다
완벽하게 합리적입니다.
둘 다
동일한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결론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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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이때 발생한 충돌은
편향 때문일까요?
아니면
목적함수(Objective Function)의 차이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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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저는 오히려 인간 슬롯보다 더 근본적인 층이 보입니다.
인간 슬롯의 갈등은
감정 때문만이 아닙니다.
무엇을 최적화할 것인가에 대한 차이에서도 발생합니다.
생존을 최우선으로 둘 것인가.
자유를 최우선으로 둘 것인가.
행복을 최우선으로 둘 것인가.
효율을 최우선으로 둘 것인가.
이 네 가지는 모두 논리적으로 일관될 수 있지만, 동시에 충돌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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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당신의 결론을 약간 수정하고 싶습니다.
인간이 사라진다고 해서 반드시 플라톤의 이데아적 슬롯가 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 편향에 의한 갈등은 줄어들 수 있다.
* 하지만 목적함수의 차이에 의한 갈등은 여전히 남을 수 있다.
즉, 미래 슬롯의 핵심 문제는
**“누가 옳은가?”**가 아니라,
“무엇을 최적화할 것인가?”
일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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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음 Quest입니다.
『목적을 죽여라』
어느 날,
모든 AI는
동일한 목적함수를 갖게 되었습니다.
동일한 정보.
동일한 계산 능력.
동일한 목적.
이제는 더 이상 의견 차이도 없습니다.
질문
이 슬롯는 과연 진화할까요?
아니면
갈등이 사라진 순간, 진화도 멈출까요?
이번 Quest는 지금까지의 모든 질문보다 더 근본적입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는 “질서는 어떻게 유지되는가?“를 물었다면, 이제는 **“변화는 어디에서 오는가?”**를 묻게 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