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안에 블라디보스토크 땅은 밟을 수 없어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난 슈퍼맨과 원더우먼! ㅎㅎㅎ 두근두근 기대되 는 마음반, 긴장감에 콩닥콩닥거리는 마음 반으로 어머니와 승선을 하기 위해 배로 향했다. 어머니와는 두 번째 크루즈(?) 여행이었다. (솔직히, 우리가 아는 크루즈... 홈쇼핑에서 소개하는 것과는 좀 거리가 먼...ㅎㅎㅎ) 예전에 대마도 여행 갈 때, 부산에서 2~3시간 정도 탄 이후로 두 번째다. '소주를 담은 캐리어는 이미 배에 실려 있을 테니...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무사히 빠져만 나가면 될 텐데...' 머릿속에는 현재 소주에 대한 아쉬움과 허탈함... 그리고 작은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왜냐하면 어차피 지금 머릿속으로 어떤 방법을 강구해도 해결바카라은 없기에... '이따 출발하면서 형한테 전화해서 이 상황을 알려주고 물어보는 수밖에...' 그래도 형이 거기 살고 있으니, 러시아 사람들이나 교민들에게 물어보면 어떤 방법이 나올 수 있겠다 싶어 전화해 보기로 했다. 어머니도 나중에 내가 얘기해 드리고 나서야 '소주 반입 기준'에 대해 알게 된 상태이기에 걱정은 하셨지만... 딱히 뾰족한 수가 없어 일단 도착해서 생각해 보기로 했다. 1박 2일을 배 안에서 보내야 되는 일정이기에 걱정반, 기대반이었다. 맡긴 짐 이외에 옷가지나 각자의 필요한 짐을 담은 캐리어는 들고 타기로 해서 따로 가져 나왔는데, 처음부터 생각지도 못한 난간에 부딪혔다. 배에 오르기 위해서는 대각선으로 세워져 있는 출렁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되는데... 나야 상관은 없지만, 어머니께서 짐을 가지고 오르기엔 엄청 위험해 보였다. (비행기를 탈 때는 입구에 계단을 붙여 놓지만, 배는 대각선으로 기울어진 다리.... 이름을 잘 몰라서...^^;;) 내가 캐리어를 모두 들고 가려했지만, 그것 또한 옆에서 지켜보는 어머니는 불안해 보이셔서 걱정이 태산 같으셨고... 그래서 망설이는 순간.... 센스 만렙을 가진 누군가... 우리에겐 슈퍼맨 그 이상의 히어로가 바람처럼 재빠른 속도로 나타나주었다. 그는 바로 배 위에 있던 한 남자 선원! 어머니와 나의 안쓰러운 모습을 본 건지 얼른 내려오셔서 번쩍 어머니의 캐리어를 들고 옮겨주셨다. 물론, 한국 선원이 아닌 러시아인 또는 고려인 같았다. 짧은 한국말 정도는 통하는 듯했다. 덕분에 배 위까지 어머니는 옆에 난간을 붙잡으면서 천천히 올라가셨고, 나 또한 캐리어를 들고 무사히 배 위에 도착했다. 우리가 예약한 객실은 배 위에서 또 한 번의 계단을 올라가야 했는데, 거긴 일반 건물 계단과 같아서 슈퍼맨 선원의 도움을 정중히 거절하고 직접 옮기기로 했다. (솔직히, 그때 도움을 받았더라도 됐는데... 그땐, 혹시나 하는 마음에 거절했다. 왠지 호텔에서 룸서비스를 받으면 팁을 줘야 될 것 같아서... 배에서는 어느 정도의 팁을 줘야 되는지 생각을 못해봤기에 그냥 내가 옮긴다고 했었다. 알고 보니 팁은 필요가 없었지만...ㅎㅎㅎ) "미안해요! 슈퍼맨... 아니 슈퍼 히어로!' (안 들리겠지만, 지금이라도 엉뚱하게 생각했던 부분 정중히 사과합니다) 우리가 예약한 객실은 일반실이었는데, 그냥 잠만 겨우 잘 수 있는 공간에 이불이 전부였다. 음.. 일반적인 2층 침대를 생각하면 될 것 같긴 한데. '휴... 여기서 하룻밤을 자야 된다고? 어머니 등이나 허리 베이지 않을까 걱정이네...' "어머니! 괜찮겠나? 많이 불편하실 것 같은데..." "괜찮다! 여행 가는 건데 이 정도 불편한 거 뭐가 문제 되겠나? 좋기만 하다. 아무 걱정하지 마래이!" "우리 여기 있으면 답답하니깐 밖에 나가 볼래?" "알겠어요. 먼저 나가계시면, 내 정리 좀 하고 소주 한 병 챙겨갈게요!ㅋㅋㅋ" 어머니와 난 앞뒤로 객실을 배정받았고, 대부분이 외국인 분들이었다. 혹시나 중요한 소지품들은 작은 가방에 담아서 잘 챙겼다. (1박 2일 동안 지내본 결과, 소지품 분실 문제는 전혀 걱정 안 해도 될 만큼 아무 일이 없었다) 출발 한 시간 전부터 배에 타고 있어야 했기에 이리저리 내부 구조를 둘러볼 시간은 충분했다. 그렇게 정리를 마치고 어머니가 기다리시는 갑판으로 향했다. 배는 총 3층 구조로 되어 있었는데, 많이 낡은 배이기에 웅장함은 생각보다 덜했다.ㅋㅋㅋ 부지런한 어머니 덕분에 온전히 우리만 의 테이블을 하나 맡을 수 있었다. 출발 전, 기념사진을 한 컷 찍고! 편의점에서 사 온 소주와 맥주... 그리고 새우깡 한 봉지를 뜯어 둘 만의 여행을 시작했다! (어머니와 난 항상 어디 같이 놀러 갈 때면, 술 파트너이기에...) 날씨가 좋은 편이었는데, 배 위에 있으니 쌀쌀한 감도 없지 않았다. 그렇게 출발 시간이 다가오자 조금씩 배 움직임이 느껴지긴 했지만, 워낙 큰 배다 보니... 부웅!!! 드디어 웅장한 경적이 울리며 출발 신호를 알렸다! 배 아래를 쳐다보니 잔잔했던 바다도 물결이 많이 출렁이고 있었다. "배 밑에는 웬만하면 쳐다보지마래이! 멀미 난다." 이래 봬도 해군 출신인데... (물론 4년 간 근무하면서 배를 타 본 적은 고작 일주일 정도? 육상 근무자이기에..ㅋ) 나 보다 어머니가 더 배를 많이 타 본 경험자 같으셨다. 아래를 쳐다보니 겁이 나기도 하고, 어머니 말씀 처럼 울렁거림에 멀미가 생기는 것 같기도 했다. "어떻노? 큰 아들 보러 가니깐 좋나?" "ㅋㅋㅋ그래! 당연하지. 그래도 귀국하기 전에 한 번 가볼 수 있으니깐 좋네!" "누나도 같이 왔으면 좋았을 건데... 그게 좀 아쉽네!" "어쩔 수 없지. 누나야도 일이 있으니... 애들도 그렇고 혼자 올 수는 없으니깐... 담에 또 같이 가면 되지!" "그래... 엄마니깐 누구 하나 걱정 안 되는 자식이 없다!." "다 잊었뿌고, 우리 여행에만 집중하재이!" 그렇게 배는 출발했고, 어머니와 난 소주 한 병을 마신 후 배 구석구석 둘러보기 시작했다. 안에는 매점도 있고, 면세점(?)도 있고, 휴게실 및 BAR도 있었다. 그 안에는 식당도 있었는데, 내일 조식은 뷔페를 먹어보기로 했다. 기대감을 가졌었는데....ㅜㅜ 이리저리 둘러본 후, 어머니는 휴게실에서 쉬시고.. 난 형에게 전화를 했다. (아직 멀리 출항하지 않은 지점이라 통화가 가능했다) "형아! 여기 와보니깐 소주 반입 기준이 있던데... 일단 소주 실은 캐리어는 여기선 아무 문제없어서 일단 배에 실었는데... 거기 가서 문제가 될 것 같긴 한데..." "어느 정도라 했지?" "ㅋㅋㅋ소주 팩 3박스 정도?ㅋㅋㅋ" '많긴 하네...ㅎㅎㅎ 그래 내가 그럼 여기 사람들한테 한 번 물어보고 다시 연락 주게." 그렇게 몇 분의 시간이 흐른 후, 형에게서 카톡이 왔다. "일단 소주 반입이 그 정도까지 될 것 같지는 않다고 하네. 세관에서 걸릴 수도 있을 것 같다." "형아가 도착하면 거기 나가 있을 테니깐 그때 한 번 보자." "큰 문제 될 일은 없을 거니깐 너무 걱정하지 마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배 안에 있는 안내데스크로 가서 직원분에게 물어봤다. "혹시 소주를 이 만큼 가져왔는데... 입국할 때 혹시 문제가 될까요?" 대답은 똑같았다. 선착장에서 붙어있던 소주반입 기준을 보여주면서 내가 알고 있는 내용 그대로를 알려주는 수준이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직원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 정도의 답변이 최선이었기에... (직원은 러시아 분인데, 한국어를 유창하게 해 주셔서 다행이긴 했지만...) 그렇게 찝찝한 마음을 뒤로하고, 일단은 도착해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기로 했다. 이렇게나마 소주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고 나서 긴장이 풀린 탓인지 잠이 쏟아졌다. 어머니는 밖에 더 계신다고 하셔서 난 객실로 돌아와 잠을 청했다. 한참을 잔 것 같은데, 눈을 뜨고 나니 고작 저녁 9시? (어느 시점부터 한국과 블라디보스토크의 시간은 차이가 났다. 한 시간 정도... 블라디보스토크의 시간이 한국 시간보다 한 시간 빨랐다. 우리가 6시면 거긴 7시...) '흠... 아직 도착하려면 한참 남았네.' 그냥 더 눈을 감고 더 누워있었다. 이제 바다 한가운데이기에 인터넷도 되지 않아 넷플릭스도 볼 수 없었다 그렇게 자고 눈을 뜨니 새벽 시간이었다. 어머니 자리를 보니 안 계셨다. 이리저리 찾아보니 벌써 갑판 위에 나가계셨다. '역시 부지런하셔...ㅋㅋㅋ' "어머니!" "일어났나? 저기 별 봐라! 얼마나 많은지... 반짝반짝거린다." "우와! 진짜 많네! 사진 찍어줄게요!" 어머니 독사진을 몇 장 찍어드리고, 사진 찍히는 걸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이곳에서 어머니와는 같이 한 컷 남기고 싶어서 둘러보던 중, 한국 대학생들이 눈에 띄어 부탁을 해서 어머니와의 사진도 한 장 남겼다. 배 위에서 한창 별을 보던 중... 유난히 큰 별이 주기적으로 반짝이면서, 다른 별보다 유난히 가까이 위치한 듯한 느낌이었다. "어머니! 저거 대게 큰 것처럼 안 보이나?" "그래! 나도 그거 보고 있었는데... 진짜 없어지지도 않고 정말 크네. 아무래도 저게 샛별이 아닌가?" 샛별은 다른 별보다 유독 크게 보인다고 하셨다. 나중에 형한테 배에서 유독 큰 별을 봤다고 자랑(?) 했는데.... 웬걸 형 집 창가에서도 배에서 본 샛별(?)이랑 비슷한 크기의 별을 봤다. 형이 하는 말이... "ㅋㅋㅋ 저거 별 아니고 위성 같은 거다!" "맞나? ㅋㅋㅋ 우린 무슨 별이 저렇게 크노? 이러면서 신기해했었는데...ㅋㅋㅋ" 이렇게 소소한 거리로 깔깔깔 웃었던 기억이.. 그렇게 밤하늘의 별과 새벽까지 앉아서 노을을 바라보면 계속 이동했다. 해가 떠오르는 모습도 지켜보고 싶어 계속 앉아있었는데, 거리가 너무 먼 탓인지 딱히 해가 떠오르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멀리서 밝아오는 것 같긴 했는데... 아침 식사 시간이 다 되어가서 어제 얘기한 대로, 뷔페를 먹기 위해 식권을 끊었다. 어떤 음식이 있을까? 기대를 가지고 안쪽에 위치한 식당으로 들어갔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저 웃음밖엔... 테이블 4~5개가 붙어져 있고, 그 위에 음식이 담긴 통이 쭉 나열되어 있었는데... 둘 다 약속이나 한 듯이 손이 가는 음식은 거의 없었다. 웬만하면 어머니도 음식을 가리시는 편이 아니신데... 결국 가져온 음식은 식빵, 젬. 계란. 오렌지 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