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카라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처음 읽은 건 중학교 시절이었던 것 같다. 결말이 너무 충격적이라 오랜 시간 기억이 났다. (뭐, 읽은 바카라이 몇 권 없어서 기억에 오래 남은 건지도)
시간이 많이 지나고 다시 읽어보니 이렇게 잔인했었나, 싶을 정도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아, 참. 나 예전에 스릴러물 좋아했었지' 지금은 취향이 바뀌어서 스릴러물을 즐기지 못하고 움츠려 든다.추리물, 스릴러물을 보려면 이젠 용기를최대한 내서 봐야 한다.
바카라 내용은 의문의 부부에게 섬으로 초대된 8명과 저택 관리자인 2명 사이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 이야기다. 한 명씩 의문의 죽음마다 미스터리로 남고, 나중엔 제목처럼 아무도 없다.
“인생 속에서 우리는 언제나 죽음과 함께 있어요.”_애거서 크리스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그땐 내용에만 치중했다면 지금은 '죽음'과 삶의 '목적'을 다시생각하게 했다.
아무리 죽음이 가깝다고 해도 이 소설처럼 허망하게 죽는 건 너무 싫다. 가야 할 때 가족들과 작별 인사를 잘하며 아프지 않고 가고 싶다.
목적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야 할 방향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으니 중간에 길을 잃을 염려를 덜 수 있다.
나도 목적을 가지고 글을 쓰고 있다. '잘 살고 싶어서, 우울해지고싶지 않아서'
“그렇다면 우리 모두를 이 섬에 끌어들인 목적이 무엇일까요?” _애거서 크리스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영국 드라마,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예전엔 바카라이 집에 있었는데 어디로 간 건지 찾을 수 없었다. 도서관에서 바카라을 빌렸는데 오래된 건지 아니면 너무 많은 사람들이 빌렸던 건지 바카라 표지는 테이프에 감겨있었고, 바카라장은 끈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테이프, 끈... 스릴러물답다.
바카라을 읽으며 정말로 무서웠던 건 바카라이 너무 너덜너덜해서 내가 조금이라도 세게 바카라장을 넘긴다면 찢어질 것 같은 위기를 몇 번이나 느꼈다는 것이다.
두려움 - 이 낱말은 얼마나 이상스러운 것인가....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게 끝났다. 그녀는 정복한 것이다 - 정말로 아슬아슬한 위기를 넘어서 승리를 거둔 것이다. 그녀는 순간적인 판단과 기민함으로 자기를 파멸시키지도 모르는 상대를 넘어뜨렸던 것이다._애거서 크리스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